김프봇은 잘 돌아갔다.
첫 번째 프로젝트처럼 코드가 엉망이 된 것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규칙도 만들어놓고 시작했고,
테스트도 꽤 오래 했다.
업비트에서 코인을 사고,
바이낸스로 보내는 것까지 직접 해봤다.
김프 거래를 하려면 양쪽 거래소에 코인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준비도 끝났다.
그다음부터는 실제 돈을 넣지 않고 가상으로 돌려봤다.
조건이 맞으면,
“여기서 거래했으면 수익.”
그걸 기록하게 했다.
며칠 돌려보니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지점들이 생겼다.
‘오… 진짜 되겠는데?’
슬슬 욕심이 났다.
그래서 어느 날 용기를 냈다.
실거래 모드를 켰다.
이제 조건만 맞으면 프로그램이 실제로 거래한다.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아침이 지나고,
점심이 지나고,
하루 종일 거래가 한 번도 없었다.
‘왜 안 하지?’
프로그램이 고장 난 건 아니었다.
환율이 급등하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놓은 안전장치가 작동해서 거래를 막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잘 만든 거였다.
위험하니까 거래하지 말라고 만든 조건이,
정확히 거래를 막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잠깐. 그래서 이걸로 얼마 버는 거지?
처음 김프봇을 만들 때는 자동으로 돈을 번다는 게 재미있었다.
가격을 비교하고,
조건을 찾고,
자동으로 거래하고.
그게 실제로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런데 이제 진짜 돈을 넣으려니까 이야기가 달라졌다.
다시 계산해봤다.
정확한 숫자는 지금 기억나지 않는다.
대략 천만 원 정도를 굴렸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한 달에 몇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항상 그렇게 번다는 보장도 없다.
코인 가격도 움직이고,
환율도 움직인다.
손실 위험도 있다.
천만 원을 넣고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한 달에 몇만 원.
음…
이건 아닌 것 같았다.
프로그램은 잘 돌아갔다.
안전장치도 잘 돌아갔다.
심지어 실제 거래를 막은 것도 내가 시킨 대로 정확하게 한 일이었다.
그런데,
돈이 안 됐다.
그래서 또 접었다.
이번에는 프로그램이 망가져서 버린 것도 아니었다.
그냥 계산해보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그럼 다음에는 뭘 만들지?’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다.
자동으로 돈을 벌어주는 프로그램을 찾는 대신,
사람들이 돈을 내고 쓸 만한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
마침 생각나는 게 하나 있었다.
챗봇이었다.
나는 실제로 SaaS 형태의 챗봇 서비스를 사용해본 적이 있었다.
써보면서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불편했던 것도 있었다.
‘이거 내가 만들면 좀 다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서비스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고치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만들면,
이건 진짜 서비스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세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챗봇 서비스였다.